농가가 소를 기르는 과정.
소(30개월)는 닭(1개월), 돼지(6개월)보다 사육 기간이 길다.
아래는 경기 광주시에서 30년째 한우를 키우고 있는 임종선씨의 총 비용
임종선씨는 “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 사룟값만 100만원 넘게 늘었다. 톱밥, 약값, 전기료 등 안 오르는 게 없어서 사육비만 1.5배가 됐다”고 했다.
소 10마리 중 6마리는 경매, 4마리는 직매로 팔린다. 경매는 도축돼 등급이 매겨진 소를 파는 것, 직매는 등급이 매겨지기 전 살아있는 소를 파는 것이다. 생산가는 농가가 소를 팔고 받은 돈이다.
전국한우협회 추산 최근
한우 한 마리 시세
임종선씨가 한우 한 마리를 키운 원가는 950만원이었다. 2년간 소를 키워 1등급을 받아도 적자가 나는 셈이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산지 가격이 20~30%씩 빠져서 농촌은 소가 다 크기 전에 팔아 치워버리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도축돼지육(발, 머리, 내장만 제거한 고기) 상태인 소를 사서 발골, 정형하는 단계. 식육포장처리업체가 가공을 마친 소를 소매업자에게 판 가격이 도매가다.
한우 등심(1등급) kg당 도매가
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단위: 원한우의 도매가는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등심(1등급)은 2021년 9월 kg당 8만2826원에서 작년 12월 5만7981원에 마감했다. 1년 3개월만에 30% 가량 떨어진 것이다. 주된 원인은 사육 마릿수의 증가다.
도매가는 산지 가격과 연동해 20% 이상 떨어졌다. 경기 이천시의 한 식육포장처리업체 관계자는 “한우 한 마리당 마진율은 2~3%로 고정돼 있다”며 “업계 사람들은 시세를 뻔히 알아서, 소값 자체가 싸졌는데 가공을 했다고 비싸게 파는 건 어렵다”고 했다.
소매는 백화점, 대형마트, 정육점, 식당 등이 도매가에 매입한 한우를 진열, 포장해 파는 단계. 이들이 소비자에게 판 가격이 소비자가.
소매 업종별 유통비율
2021년 기준. 단위: %소고기(한우) 유통 단계별 가격 조사
소 한마리(두)당 가격. 단위: 원2021년 3분기
2022년 3분기
생산가와 도매가가 동시 하락할 때, 소비자가는 반대로 상승.
업종별 거래가격
한우 거세우 1+등급 기준조사 결과, 농부가 1025만원에 판 1+등급 한우는, 가공을 거쳐 1267만원에 팔렸다. 업종별로 매입단가는 다르겠지만, 소매업자들은 평균 1200만원에 1+등급 한우를 산 셈이다. 그리고 이 1200만원짜리 한우는 백화점에서 3300만원, 마트에서 2300만원, 정육점에서 1700만원에 팔렸다.
한우는 사치재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베블런 효과). 서울 동작구의 정육점 관계자는 “한우는 가격을 내린다고 안 사던 손님이 갑자기 사는 건 아니다” 라고 했다. “특별한 날에 사기 때문에 오히려 비싸다는 이유로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물론 소비자가도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락은 설도, 양지 등 정육류에 집중됐고, 안심, 등심 등 구이류는 하락폭이 작다. 한우 등심(1등급)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간 도매가가 19.1% 떨어지는 동안 소비자가 하락은 4.8%에 그쳤다.
대형마트처럼 유통량이 많은 판매자는 시세 반영이 느리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당시 매입가와 재고를 고려해 가격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도매 시세가 반값이 됐다고 해도, 소비자가를 반값으로 팔 수 없는 이유다.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고 있다. 운송에 필요한 기름값, 판매원의 인건비, 매장 전기료 등 모든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에 인건비, 운송비 등 전반적인 물가까지 올라 한우는 사실상 마진이 없는 상품에 속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