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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와 샤넬의 공통점
한우와
샤넬의
공통점
“비싸도 살 사람은 사요” scroll

소비자가 소 한 마리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치르는 값

소비자가 소 한 마리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치르는 값

한우 거세우 1+등급 기준
슈퍼마켓 1875 만원 정육점 1781 만원 대형마트 2383 만원 9591 1025 생산가 백화점 만원 3319
2383 만원 대형마트 백화점 3319 만원 정육점 1781 만원 슈퍼마켓 1875 만원 1025 9591 생산가
등심 100g당 1만1400원, 안심 100g당 1만7200원…후덜덜한 가격표다. 등심 100g당 1만1400원,
안심 100g당 1만7200원…
후덜덜한 가격표다.

백화점 정육 코너에서 파는 한우 각 부위 가격을 소 1마리(456kg)로 환산하면 평균 3300만원이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는 2300만원, 하나로마트와 슈퍼마켓에서 1800만원이 나온다.

한우가 비싼 건 뉴스도 아니다. 그런데 한우는 계속 비쌀 수밖에 없는 걸까? 한우 도매가는 떨어지고 있다는데, 왜 내 입에 들어오는 소고기 값은 그대로일까. 유통 과정이 복잡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누군가 ‘장난’을 치는 것일까. 도대체 이유가 뭘까.

백화점 정육 코너에서 파는 한우 각 부위 가격을 소 1마리(456kg)로 환산하면 평균 3300만원이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는 2300만원, 슈퍼마켓에서 1800만원이 나온다.
한우가 비싼 건 뉴스도 아니다. 그런데 한우는 계속 비쌀 수밖에 없는 걸까? 한우 도매가는떨어지고 있다는데, 왜 내 입에 들어오는 소고기 값은 그대로일까. 유통 과정이 복잡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누군가 ‘장난’을 치는 것일까.

도대체 이유가 뭘까.

누구나 먹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먹을 수 없는 한우. 누구나 먹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먹을 수 없는 한우.

그런 한우의 사육 마릿수가 작년 355만 마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코로나 기간 동안 ‘집밥족’이 늘고, 정부 지원금이 나오면서 늘었던 한우 소비가 주저앉으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말 그대로 한우가 넘쳐나는 상황. 자연히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석 달 간의 하락폭이 눈에 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도매가는 작년 9월 부터 12월까지 20% 가량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이런 하락세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온다.

소비자가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마트, 정육점, 식당, 어디를 찾아가도 뉴스에 나오는하락을 실감하긴 어렵다. 왜 그럴까? 누군가는 싼 값에 소를 사서 비싸게 팔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 한우의 유통 단계는 ‘생산-출하-도매-소매’로 나뉜다. 범인을 찾아서, 직접 ‘미친 한우값’을 추적해봤다.

한우의 유통 단계

  • 1 생산(농가)
  • 2 출하(경매장)
  • 3 도매(식육포장처리업체)
  • 4 소매(백화점·대형마트·정육점·식당)

소비자가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마트, 정육점, 식당, 어디를 찾아가도 뉴스에 나오는 하락을 실감하긴 어렵다. 왜 그럴까? 누군가는 싼 값에 소를 사서 비싸게 팔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 한우의 유통 단계는 ‘생산-출하-도매-소매’로 나뉜다. 범인을 찾아서, 직접 ‘미친 한우값’을 추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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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산

농가가 소를 기르는 과정.
소(30개월)는 닭(1개월), 돼지(6개월)보다 사육 기간이 길다.

아래는 경기 광주시에서 30년째 한우를 키우고 있는 임종선씨의 총 비용

송아지(6개월) 구입비 24개월 간 사육비 만원 400 550 만원
송아지(6개월) 구입비
400만원
24개월 간 사육비
550만원
한우(30개월) 한 마리 생산원가950만원
※2021년 한우 비육우의 마리당 생산원가
(송아지 구입비 + 사육비)는 약 875만원(통계청)
한우(30개월)
한 마리 생산원가
950만원
※2021년 한우 비육우의 마리당 생산원가
(송아지 구입비 + 사육비)는 약 875만원(통계청)

임종선씨는 “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 사룟값만 100만원 넘게 늘었다. 톱밥, 약값, 전기료 등 안 오르는 게 없어서 사육비만 1.5배가 됐다”고 했다.

2
출하(경매장)

소 10마리 중 6마리는 경매, 4마리는 직매로 팔린다. 경매는 도축돼 등급이 매겨진 소를 파는 것, 직매는 등급이 매겨지기 전 살아있는 소를 파는 것이다. 생산가는 농가가 소를 팔고 받은 돈이다.

경매 60 % 직매 40 %
경매 60 % 직매 % 40

전국한우협회 추산 최근
한우 한 마리 시세

1등급
700~800만원대
2~3등급
400~500만원대

임종선씨가 한우 한 마리를 키운 원가는 950만원이었다. 2년간 소를 키워 1등급을 받아도 적자가 나는 셈이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산지 가격이 20~30%씩 빠져서 농촌은 소가 다 크기 전에 팔아 치워버리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3
도매(식육포장처리업체)

도축돼지육(발, 머리, 내장만 제거한 고기) 상태인 소를 사서 발골, 정형하는 단계. 식육포장처리업체가 가공을 마친 소를 소매업자에게 판 가격이 도매가다.

한우 등심(1등급) kg당 도매가

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단위: 원
69903 12월 82826 21년 9월 62271 22년 3월 6760 6월 71730 9월 57981 12월
21년 9월 82826 12월 69903 22년 3월 62271 9월 71730 6월 6760 12월 57981

한우의 도매가는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등심(1등급)은 2021년 9월 kg당 8만2826원에서 작년 12월 5만7981원에 마감했다. 1년 3개월만에 30% 가량 떨어진 것이다. 주된 원인은 사육 마릿수의 증가다.

도매가는 산지 가격과 연동해 20% 이상 떨어졌다. 경기 이천시의 한 식육포장처리업체 관계자는 “한우 한 마리당 마진율은 2~3%로 고정돼 있다”며 “업계 사람들은 시세를 뻔히 알아서, 소값 자체가 싸졌는데 가공을 했다고 비싸게 파는 건 어렵다”고 했다.

4
소매(백화점·대형마트·정육점·식당)

소매는 백화점, 대형마트, 정육점, 식당 등이 도매가에 매입한 한우를 진열, 포장해 파는 단계. 이들이 소비자에게 판 가격이 소비자가.

소매 업종별 유통비율

2021년 기준. 단위: %
정육점 28.5 % 19.9 일반음식점 대형마트 15.3 하나로마트 13 슈퍼마켓 11.8 백화점 1.7
정육점 대형마트 % 28.5 19.9 일반음식점 15.3 하나로마트 13 슈퍼마켓 11.8 백화점 1.7

소고기(한우) 유통 단계별 가격 조사

소 한마리(두)당 가격. 단위: 원

2021년 3분기

2022년 3분기

소비자가 19993000 20547000 도매가 4000 1281 9000 1267 생산가 4000 1076 8000 1017
도매가 4000 1076 1017 8000 생산가 3000 1999 7000 2054 소비자가 4000 1281 9000 1267

생산가와 도매가가 동시 하락할 때, 소비자가는 반대로 상승.

업종별 거래가격

한우 거세우 1+등급 기준
1생산가
00
2도매가
00
3소비자가 (도매가 기준)
백화점
00
대형마트
00
슈퍼마켓
00
정육점
00

조사 결과, 농부가 1025만원에 판 1+등급 한우는, 가공을 거쳐 1267만원에 팔렸다. 업종별로 매입단가는 다르겠지만, 소매업자들은 평균 1200만원에 1+등급 한우를 산 셈이다. 그리고 이 1200만원짜리 한우는 백화점에서 3300만원, 마트에서 2300만원, 정육점에서 1700만원에 팔렸다.

소비자가는 떨어지지 않는 이유
  • 1한우는 고기계의 샤넬

    한우는 사치재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베블런 효과). 서울 동작구의 정육점 관계자는 “한우는 가격을 내린다고 안 사던 손님이 갑자기 사는 건 아니다” 라고 했다. “특별한 날에 사기 때문에 오히려 비싸다는 이유로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 2당신이 좋아하는 등심은 안 떨어진다

    물론 소비자가도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락은 설도, 양지 등 정육류에 집중됐고, 안심, 등심 등 구이류는 하락폭이 작다. 한우 등심(1등급)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간 도매가가 19.1% 떨어지는 동안 소비자가 하락은 4.8%에 그쳤다.

  • 3많이 파는 마트는 늦게 떨어진다

    대형마트처럼 유통량이 많은 판매자는 시세 반영이 느리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당시 매입가와 재고를 고려해 가격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도매 시세가 반값이 됐다고 해도, 소비자가를 반값으로 팔 수 없는 이유다.

  • 4인건비, 운송비 오르는데, 한우값만 내리긴 좀…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고 있다. 운송에 필요한 기름값, 판매원의 인건비, 매장 전기료 등 모든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에 인건비, 운송비 등 전반적인 물가까지 올라 한우는 사실상 마진이 없는 상품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기사 채제우 디자인 이민경·장슬기 사진 한우협회·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