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25일 0시까지 4076만명, 전 국민의 79.4%가 1차 접종을 마쳤다. 2차까지 다 맞은 접종 완료율은 70.1%다. 그러나 아직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성인이 360만명 가까이 남았다. 18일부터는 16~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대상 접종을 시작한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완료율이 85%까지 오르면 “마스크도 벗고, 영업 제한도 없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설레고 있다. 백신을 둘러싼 갖가지 궁금증, 그리고 우리 앞에 어떤 상황이 남아 있는지 방역 당국과 전문가 의견, 해외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Q.백신 이상반응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은 1차 접종에서,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2차 접종 이후에 이상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추적하는 앱(V-Safe)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자 중 29%가 피로감을 호소한 반면 2차 접종 후에는 50%가 피로감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근육통은 1차 접종 17%에서 2차 접종 42%로, 오한·발열은 7%에서 26%로 늘었다.
정확한 이유가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화이자·모더나 백신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경우 2차 접종을 한 뒤에 본격적으로 항체가 생성되기 때문에 면역 체계 준비 과정인 1차 접종 후보다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 함께 일어나는 1차 접종이 더 아프다고 한다. 2차에는 이미 아데너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겨 이상반응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효기한이 지난 백신 접종 등 오접종 대상자는 정상적으로 접종을 받은 사람과 동일한 절차로 이상반응 발생 시 이상반응 신고 및 피해 보상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오접종 대상자에게는 접종 7일 후 보건소에서 유선으로 이상반응 여부를 별도로 체크하고 있다. 다만 지금껏 백신 접종과 이상 반응 사이 인과성·개연성을 의학적으로 인정 받아 보상금을 받은 경우에도, 보상액은 크지 않았다는 비판이 적잖다. 국회 백종헌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재 백신 접종 탓에 이상 반응이 생겼다고 인정 받아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총 1793명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금액은 2억5835만6930원이다. 1명당 30만원 아래로 받은 사람이 1793명 중 1653명으로 대부분(92.2%)을 차지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부스터 샷 접종 이후 이상반응의 빈도와 강도는 1차 접종 때보단 심하나 2차 접종과는 유사한 수준이다. CDC가 지난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2차 접종을 마치고 추가로 백신을 맞은 부스터 샷 접종자 중 자발적으로 이상 반응을 신고한 2만2191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신고자의 71%는 ‘접종 부위 통증’을, 56%는 ‘피로감’을, 43%는 ‘두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접종 이후 입원한 인원은 13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2차 때 증상이 심했다면 부스터 샷 이후에도 비슷할 수 있으니 경과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스터 샷은 기본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2차 접종일(얀센 백신은 1회 접종일)로부터 6개월(180일)이 지나고 나서, 될 수 있으면 8개월 이내에 실시한다. 다만 면역저하자는 기본 접종 완료 2개월 이후부터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또 감염 취약시설·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국외 출국으로 기본 접종 완료 후 6개월 이후 접종이 어렵거나 감염 예방을 위해 출국 전 추가 접종이 필요한 경우, 입원·질병 치료 등의 사유로 일정상 6~8개월에 추가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기본 접종 완료 후 6개월을 기준으로 4주 전부터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
국내 소아청소년 코로나 발생률은 10만명당 464.9명(작년 1월~올해 9월)으로 전체 발생률(10만명당 572.8명)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4차 유행 이후 환자 수와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중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난 17일 0시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누적 4만9937명이다. 이중 사망한 경우는 없었고, 현재 재원 중인 전체 위중증 환자 348명 중 소아청소년은 1명이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의 이득이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으며, 방역 당국도 소아청소년 접종은 자율에 맡겼다.
미국에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은 5000여 명 임신부를 대상으로 3개월 추적 조사를 한 결과 유산 위험은 12.8%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기존 자연 유산 통계도 유산율이 11~12%다. 유산 위험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반면 미국, 영국 등 18개 국가가 참여한 연구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조산 위험은 59%, 저체중아 분만 위험은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신 초기에는 다른 시기에 비해 유산 위험이 높기 때문에 12주 미만 초기 임신부라면 산모와 태아 상태를 진찰받은 뒤 접종하는 게 좋다.
지난 3일 기준 국내 얀센 백신 접종자 중 돌파 감염 발생률이 0.216%로 가장 높았다. 얀센 백신은 1회만 접종해 다른 백신에 비해 예방력이 다소 떨어지는 데다, 30~40대 예비군, 민방위 대원 위주로 접종이 이뤄졌다.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층이라 자주 돌아다니다 보니 감염원에 더 잘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얀센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중 돌파 감염 발생률이 0.068%였으며, 이어 화이자 백신 0.043%, 모더나 백신 0.005%였다. 1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에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사람 중 발생률은 0.051%였다.